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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환경오염 리포트](③-2)인덕원역 일대 기름유출 사고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

2003년 5월 26일

줄줄 새는 낡은 송유관…책임은 한국 몫

주한미군이 유류수송용으로 사용 중인 TKP의 기름 유출로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역 일대 토양 2만여평과 지하수 3만여평이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8월 9일 미군측과 TKP와 관련, 최종 합의를 하면서 환경오염 피해 발생시 오염자 부담원칙을 명문화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인덕원역 사고의 토양복원비용을 포함해 환경오염복구비용을 우리측이 전액 부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환경단체들은 미군이 30년 이상 노후화된 TKP 일부 구간을 폐쇄치 않고 계속 이용키로 한만큼 앞으로도 환경오염사고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낡은 TKP 처리비용도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4일 안양시와 대한송유관공사의 의뢰를 받아 숭실대 연구팀(류희욱 교수)이 작성한 ‘인덕원역 유류오염지역의 정밀조사 관련 학술용역보고서(2004년 11월 14일)’에 따르면 2001년 12월 기름 유출 흔적이 처음 발견된 안양시 동안구 관양 1, 2동 일대를 조사한 결과 토양 1만9900평, 지하수는 3만300평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하수 오염은 매우 심각한 상태다. 보고서는 조사 결과 이 일대 지하수에서 유독화학물질인 벤젠이 향후 3년 후에도 위해성 기준(0.01ppm)보다 300배, 현행법의 정화기준(0.015ppm)보다 200배가 높은 3ppm이 검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발암 위해성도 상당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또 지하철로 오염 지하수가 유입될 경우 연간 2087㎏의 BTEX(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가 배출될 것을 우려했다. 토양오염도 조사 결과 20개 조사 지점 가운데 3개 지점에서 우려 기준치를 초과하는 BTEX가, 1개 지점에서 TPH가 검출됐다.


류 교수는 “지하수와 토양의 복원에 4∼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며 “㎥당 복원비용을 10만원으로 잡아도 전체비용은 100억원이 넘게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TKP 소유권이 1992년 주한미군에서 국방부로 넘어왔고 관리·유지책임은 대한송유관공사가 맡고 있다”며 “미군은 사용료를 내고 TKP를 이용하는 형식이어서 기름 유출사고가 났을 경우 미군은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TKP는 주한미군이 1970년 경북 포항∼경기도 의정부간 452㎞의 땅을 무상 제공받아 지하 1.5m 깊이로 매설한 지름 20㎝의 한국 최초 송유관이다. 미군은 TKP가 노후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문제가 되자 1992년 소유권을 한국 정부로 이양했다.


한미 양측은 지난 8월 9일 ‘주한미군 유류지원체계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 TKP 348㎞를 내년 4월 폐쇄하는 대신 인덕원∼평택(76㎞), 대구비행장∼왜관 구간(28㎞)만 사용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기름유출사고 등에 대해 오염자 부담원칙 등 근거조항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감사원도 98년 국방부에 ‘오염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환경오염에 대한 피해구제와 비용 부담 강구’를 지시했으나 사후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1992년 송유관 시설을 미군으로부터 무상으로 넘겨받는데 급급해 환경오염피해 보상 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외교통상부도 8월 9일 TKP에 대한 최종 처리라고 할 수 있는 ‘주한미군 유류지원체계 전환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하면서도 이를 거론조차 하지 않아 송유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로 369

숭실대학교 형남공학관 915호

​환경생물공학연구실 류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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